


" 도망치지 마라. "





기술능력반
147m · 40kg │F│13세│일본│06.04│싱글
마츠바라 우에데

스태프 앨리스
가늘고 긴 타입
둘레가 둥근 막대, 편의상 '스태프'라고 표기한다.
본 앨리스는 스태프를 소지하는 동안 신체적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며,
(유연성 및 균형, 반응속도, 도약 면에서의 두각이 확인되었다.) 봉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전문인의 소견으로는 (국내에서 본 앨리스의 연고를 제한 전문인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웠으며, 사후 형평성을 재고해야 할 수 있음을 첨언.) 성인 무술인에 필적하는 수행능력을 갖춘다고 한다.


[강퍅│강강약강│약진]
그의 열의는 다소 도전적이라, 때로 남을 경직시키고는 했다. 장난스러운 사람 앞에서 분위기가 부드러워지는 것과는 반대로, 누그러져도 되는 상황에서까지 성실성을 고수하느라 대화하는 상대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남을 대할수록 피로를 느끼는 건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와 말하는 것보다는 아무도 없는 허공을 향해 장대를 휘두르고, 떨어지는 나뭇잎을 감상하는 게 적성에 맞았다. 그래서 평소에는 존재감 없이 조용히 지내는 편이었다. 사색을 필요로 하는 데에 비해 되려 공상가는 못됐다. 보다… 직설적이고 분명한 표현을 좋아했다. 이 선호로 인하여 솔직하고 뜻이 분명한 사상가들, 즉 결이 닮은 사람들과는 다툼이 잦았다. 앞서 말했듯 그는 열의가 있고, 도전이라 함은 정면에서 싸우려는 고집을 의미하기에.
용기, 예의, 명예를 덕목으로 삼는다. 현대 시민들이 함양하는 준법정신, 질서 의식과 완전히 일치하는 부분도, 아닌 부분도 존재한다. 우선 어른을 대하는 예절만큼은 군더더기 없이 깍듯하다. 아집을 버릴 수 있을 정도로. 특히 가르침을 받는 선생과 제자의 입장이라면 무슨 일을 명 또는 권유받아도 순순히 따랐다. 같은 분야에서 본인보다 앞서 시작한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부러 친근할 기회를 제시해도 선을 긋고 상하 관계를 분명히 유지했다. 이는 그가 가져온 고리타분한 관습 중 하나로, 여기서는 아득히 먼 곳에서부터 세습되어온 구시대의 폐물이다. 아마 출생과 연관 있으리라. 알만한 사람은 그리 짐작하고 좀 애틋해했다.
이러한 시선의 주체가 되면서 약자에게는 비교적 야박하기도 하다. 넘어진 사람 앞에서 손잡아주지 않았고, 일방적인 구제보다 번의를 종용하고자 했다. 유감이라면… 언변이 그리 매끄럽지 않았다. 도움 주지 않을지언정 의욕을 꺾는 핀잔으로 들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괘씸한 마음에 반발할 마음이 들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조언을 새기되, 참견은 반쯤 흘리는 게 관계 유지에 좋으리라.
성숙한 흉내를 내도 결국은 아이였다. 굳건히 쌓아 올렸지만 메우지 못한 빈틈은 있고, 그 흠을 허물다보면 파이기도 했다.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모를 복잡한 어휘를 이따금 쓰되 몇 개는 본인도 제대로 뜻을 몰랐다. 아무리 영혼이 고고하고 싶어도 어설픈 논리를 지적당하면 붉어진 얼굴을 숙이고 마는 것이다. 사태가 불리한들 도망치지 않는 점만은 칭찬할만했다. 구깃구깃 밟혀 발끝에 버려진 자존심을 내려다보고 그 자리에 버티는 일은, 조금이라도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마츠바라 家
봉술로 이루어진 고유 무예를 전하다.
자신들이 일본 무예 시조와 접맥해있으며, 사라져가는 전통을 보존한다는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역사를 가진 고풍스러운 외관을 유지하며 도장을 재건했고, 여전히 정부로부터 지원금은 떨어지지만… 경제 활동에 급급한 현대인들이 천도 이전 시대의 영광을 알아줄리 만무했다. 수고로움 뿐인 책임을 지고 싶지 않던 몇몇은 본가로부터 독립해 사업을 차렸다. 일평생 쥐었으며 가끔 부러졌던 봉의 뼈대를 가공하여 제작된 의료용 지팡이는 그 질을 꽤나 인정받았다.
시즈오카에 위치한 도장은 내부와 외부로 나누어져 한쪽에는 문하생을, 한쪽에는 관광객을 접대하고 있다. 일본적인 정문과 오랜 세월 동행해온 거목이 단정하게 잎새를 흔들며 인사하고, 마당 연못에 시시오도시가 부딪히는 청아한 공간이다. 여름이면 담 너머로 붉은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나는데, 별도로 관리하지 않아도 늘 같은 자리에 꿋꿋이 뻗는다고 한다.
언젠가 문화재를 소개하는 국내외 프로그램에 방영된 적이 있지만, 십여 년도 더 된 일이거니와… 일반적으로 일본 국민에게 인지도는 없다시피 하다. 검색 엔진에 이름을 치면 몇 년 전 관광 포스트 글이나 나오는 정도.
이어 내려오는 혈통과 계보에 앨리스가 존재했던 적은 없었다.
|우에데
6월 4일생, 오른손잡이.
소년처럼 가볍고 명랑한 목소리지만, 언성을 높이면 그 세기가 강호령 못지않다. ~다, ~군, ~해라 식의 엄숙한 말투를 주로 사용한다. 어린아이가 연륜을 모방하는 것 같아 우스꽝스러울지도 모르겠다. 단지 스스로 당당했다. 그 확신 있는 음성에는 논리를 넘어서는 묘한 힘이 있었다. 풍파를 모르는 한창때의 오만함일지, 자질일지가 전적으로 앞날에 달렸을 뿐이다.
스스로 조급하거나 부채감을 느낄 때, 목에 맨 크라밧을 당기는 버릇이 있다. 이음매가 좁지 않은데도 퍽 답답해 보인다.
입학 전부터 동행해온 스태프는 상시 몸에 지니고 있다. 앉아있을 때를 제외하면 늘 한 손의 자유를 내어주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도… 이를 불편으로 여기지 않는 듯하다. 신체적인 접촉보다 이것을 건드려 들 때 더 과민하게 반응할 정도.
|앨리스
3학년 봄학기에 입학했다. 짧은 소개말 이후 동급생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묵묵히 주어진 학업에만 열중했으나 먼저 다가오는 관심과 손길을 굳이 모두 쳐내지는 않았다.
불필요한 호응을 하지 않는 아웃사이더. 늘 두 눈을 부릅뜨고 다니는 통에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인데다가 생긴 대로 사귐성도 나쁘다. 짝에게는 그 방향으로 떨어진 지우개를 주워달라는 부탁에 " 니가 주워라" 라고 일갈할 것이고, 공부를 함께하자는 고마운 제안에 " 내가 왜? " 라는 대답을 돌려줄 것이다. …거절의 뜻은 아니다.
이렇듯 본인이 나서서 오해의 여지를 만들고 있지만, 심술보다는 선천적인 성격과 안타까운 사교성이 빚어낸 혼선에 불과하므로 솔직하게 뜻을 밝히면 의외로 잘 풀리기도 한다. 그러니까… 몸이 아프니 하루 이틀 정도 청소 당번을 혼자서 부탁한다고 하면 가라며 손짓 정도는 해줬다.
여가에는 조용한 공간에서 차를 마시거나 신체를 단련하는 모습이 주로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