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와 줘? 나 그거 잘하거든. "
기술능력반
160cm · 45kg │F│16세│일본│09.29│더블
호카노 세이루
결 좋고 차분한, 붉은 끼가 도는 갈색 머리카락의 일부분을 땋아서 하나로 묶었고 흰색 리본으로 고정했다. 선명하게 빛나며
나팔꽃을 닮은 눈동자, 약간 올라간 눈매는 여전히 새침하다. 꼿꼿하고 바른 자세, 교복을 단정하게 갖춰 입었고 로우워커를
신었다. 손가락 여러 군데에 밴드를 붙이고 있다. 오른쪽 카라에는 더블 계급 별뱃지를 착용했다.
상대를 뚫어질 듯 쳐다보는 얼굴, 피하지 않는 시선, 확신에 찬 눈빛.
조향 앨리스
가늘고 긴 타입
향을 조합하여 향수를 만들 수 있다. 특별한 재료 없이 생각만으로도 향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특징이며
극단적으로는 물과 물을 섞어도 향을 낼 수 있다.
일반적인 향은 물론, 딱 잘라 정의할 수 없는 사람의 체취나 장소, 사물의 특정한 냄새까지 구현해 낼 수 있다. 단, 오로지 상상력을 기초로 하기에 맡아보지 못한 향기일수록 정확도가 떨어진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경험해 보지 못한 향의 오차가 줄어들었다. 제작할 수 있는 향의 범위가 늘어났다는 걸 제외하면 전과 달라진 게 딱히 없다. 상대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법을 찾고 있다. 예를 들면, 추억을 향으로 담아두는 방법이라든가.
[객관화|꾸밈 없는|노력파|계획적인?]
거침없이 내딛는 걸음, 언제나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목소리, 미간 주름 하나 없이 앞을 똑바로 응시하는 얼굴. 모든 일에 한결같이 여유가 넘쳤고, 주저하기보다 도전하기를 선택한다. 달라진 게 있다면 그 얼굴에 담긴 시선이다. 너와 나를 구분 짓는, 같은 곳에 서 있어도 늘 내려다보고 있는 듯했던 그 눈빛. 자부심을 가진 만큼 오만했던, 자신은 늘 뛰어나다며 떵떵거렸던 태도. 세이루는 초등부 졸업 후, 어느 기점으로 자신을 객관화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세상은 여전히 어려웠다. 모르는 것투성이다.
직설적으로 툭툭 뱉는 말투도 달라지지 않았다. 매사에 솔직해서 상처받는 사람도 있겠지만, 전보다 남을 더 살필 줄 알게 되었다. 적당히 눈치를 보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소리다. 자기주장은 확실해도 속내를 밝히는 것, 상대를 칭찬하거나 감사를 표현하는 것엔 서툴렀다. 갑자기 딴소리하거나 시선을 피하기 일쑤였다.
진정한 자신감은 능력에서 비롯된다. 자신감에 근거를 심고 싶다고 생각한 뒤로 즉흥적인 모습은 최대한 버리고 정해진 계획대로 하루를 보내려고 한다. 그러나 충동적인 성향의 잔재가 남아있는지 가끔 앞뒤 상관없이 행동할 때가 있다. 잘하는 거나 충분히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손을 뻗는 건 똑같지만, 그 속엔 애정이 선명하게 담겨 있었다. 주목받는 건 좋다. 다만, 그게 목적의 다는 아니다. 단순히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누군가를 진심으로 돕고 싶어졌다.
시작은 보잘것없더라도 끝은 허무하게 내고 싶지 않다. 변함없이 집요했고, 지기 싫었다. 그래서 노력하기로 했다.
|1. 外野 家
부모님과 5살 터울의 오빠, 세이루로 구성된 4인 가족. 본가는 도쿄 메구로구. 꽤나 부유한 편이며 오랫동안 부를 축적해 온 덕에 원하는 게 생기면 무엇이든 돈으로 살 수 있었다.
부모님은 이름만 들어도 누구든지 알 법한 인지도 높은 전자기업 ‘PADO’를 윗세대부터 유구하게 운영해 왔다. 테러 사건의 여파로 건물이 무너져 기업 자체가 흔들린 적이 있었지만, 현재는 다시 굳건해진 상태다.
가족 간의 사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적당하다. 부모님은 바빠서 자주 볼 순 없었지만, 살갑고 자유로운 성향의 오빠와는 친구처럼 잘 지냈다.
부와 지위를 유난히 신경 쓰던 부모님에게 어릴 적부터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귀가 닳듯 들었다. 또래보다 영특해서 그들이 말하는 훌륭한 사람에 가장 근접한 오빠에게는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가 이루어졌다. 기울어진 관심은 세이루를 종종 외롭게 만들었다.
앨리스 학원에 입학한 뒤로는 주기적인 편지로 안부를 주고받고 있다. 부모님은 세이루에 관해 묻기보다 기업, 명예, 오빠의 능력, 재능, 자질… 이따위의 것들을 한가득 적어 보낸다.
사실, 그런 건 하나도 안 궁금한데.
|2. 星流
星 별 성, 流 흐를 류
9월 29일생. 천칭자리. AB형. 오른손잡이. 탄생화, 사과: 명성.
곁에 다가가면 희미한 딸기우유 향과 비누 냄새가 난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토끼 인형을 항상 지니고 다닌다. 이름은 시로, 젠야가 정해줬다. 시로에게는 본가의 향기를 뿌려두었다.
그 향기는 커다란 집에서 오롯이 나만 느꼈을 차가운 정취, 잊히지 않는 고요함, 그런 것들을 생각나게 했다.
책을 자주 읽는다. 개인실 책장에는 각종 소설책, 여행 에세이, 시집 등 여러 장르의 책이 다양하리만치 꽂혀있다.
최근에 새로운 취미로 양모펠트를 시작했는데, 실력이 서툴러서 바늘에 찔릴 때가 많다.
그림 그리기, 영화 감상, 이야기 쓰기…. 취미가 많다. 아침에는 꼭 체조를 하고, 간간이 명상도 한다.
꽃, 허브티, 마들렌, 과일, 좋아하는 향 한가득 만들어서 뿌리기, 달팽이, 레몬을 곁들인 음식, 도넛, 슈, 바다, 강아지, 토끼 등 좋아하는 게 많아도 너무 많다. 벌레는 아직 싫다.
패션과 메이크업에 관심이 생겼다. 다비드 선생님이 디자인한 패션에 어울리는 향수를 만들고 싶다며 부탁하기도 한다.
지난 몇 년간 지켜본 세이루는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지, 그다지 빼어난 학생은 아니었다. 앨리스에 특별히 추가된 점도 없으니 별계급이 올라가지도 않았다.
그러나 학업 태도는 초등부보다도 좋아졌다. 끈질긴 면모는 늘 좋은 평가를 받았다.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한다. 최근 화원회에 소속되었다.
|3. 앨리스 발현
비 앨리스인 가족 사이에서 태어난 돌연변이.
어머니는 출근하고, 아버지는 학원에서 돌아오는 오빠를 마중 나간 여느 때와 같은 날이었다. 세이루는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에게 딸기우유랍시고 물을 건넸고, 아버지는 세이루가 장난을 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물에서는 정말 딸기우유 향이 났다. 비슷한 일이 두어 번 반복되자 앨리스 학원 측에서 사람이 찾아왔고, 곧바로 학원에 입학했다.
그 해는 세이루가 7살이던 여름날이었다.
|쿠사나기 젠
<어느 쪽이 좋아? 사마귀? 장수풍뎅이?>
누군가를 괴롭히고 반응을 즐기는 젠에게 벌레를 정말 싫어하는 세이루는 장난치기 딱 좋은 1순위가 아닐 수 없다.
젠은 세이루의 반응에 굉장한 희열을 느끼며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세이루에게 젠은 당연하게도 썩 달가운 존재가
아니었기에 피해 다니려고 한다. 저 멀리서 젠이 보이면 특유의 페로몬 향을 없애기 위해 향수를 미리 칙칙 뿌려댈 정도.
|하나자와 쇼우
<이런 향은 어떠세요, 고객님?>
쇼우는 비가 오는 날만 되면 자신에게 날 동물 냄새가 신경 쓰여 탈취제를 뿌려대는데, 이때 사용하는 탈취제(혹은 향수)를
세이루에게 소정의 래빗을 대가로 구매한다. 세이루의 앨리스를 신기해해서 최근엔 단순한 향이 아닌 어렵고 추상적인 향을
부탁하기도 한다. 세이루는 이런 관심이 싫지 않아 기분 좋게 수락했다가 이상한 향을 만들어 내는 날이 더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