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때? 나 잘하지! "
기술능력반
150m · 41kg │F│13세│일본│09.29│더블
호카노 세이루
결 좋고 차분한, 붉은 끼가 도는 갈색 머리카락이 짧게 찰랑거린다. 머리카락의 일부분을 땋아 내려 흰색 리본으로 묶었다. 선명하게 빛나며 나팔꽃을 닮은 눈동자, 약간 올라간 눈매는 묘하게 새침하다는 인상을 준다. 꼿꼿하고 바른 자세, 단정하게 갖춰 입은 교복과 로우워커를 신은 모습이 정갈해 보인다. 오른쪽 카라에 더블 계급 별뱃지를 착용했다.
상대를 뚫어질 듯 쳐다보는 얼굴, 피하지 않는 시선, 확신에 찬 눈빛.
조향 앨리스
가늘고 긴 타입
향을 조합하여 향수를 만들 수 있다. 특별한 재료 없이 생각만으로도 향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특징이며
극단적으로는 물과 물을 섞어도 향을 낼 수 있다.
일반적인 향은 물론, 딱 잘라 정의할 수 없는 사람의 체취나 장소, 사물의 특정한 냄새까지 구현해 낼 수 있다. 단, 오로지 상상력을 기초로 하기에 맡아보지 못한 향기일수록 정확도가 떨어진다.
[콧대 높은|꾸밈 없는|충동적|집요한]
거침없이 내딛는 걸음, 언제나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목소리, 미간 주름 하나 없이 앞을 똑바로 응시하는 얼굴. 척하면 척, 세상을 잘 모르는 아이의 표본이다. 가식 없이 감정에 솔직한 편이지만, 이따금 너무 고조된 모습은 절제하기 위해 노력한다. 대놓고 띄워주길 바라면서 조그마한 칭찬에도 씰룩거리는 입꼬리를 억지로 내리려는 게 그 증거. 누가 칭찬하던 나니까 당연하다는 일관된 반응이다.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 언뜻 보면 바른 아이처럼 보였으나, 그 속에는 도무지 감춰지지 않는 오만함이 존재한다. 부족함 없이 컸기에 웬만한 것에는 욕심내지 않는다. 다만 그건 자신의 패를 내놓고 싶지 않은 상황을 경험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점과 같다는 걸 알아둬야 한다.
좋게 말하면 정직하고, 나쁘게 말하면 머릿속에서 최소한의 필터링만 걸치는 태도의 평가는 극과 극이다. 직설적으로 툭툭 뱉는 말에 기분 상하는 사람도, 겉과 속이 투명하다며 웃어넘기는 사람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세이루에겐 어떠한 악의도 없었다고 확신한다. 상처받은 사람에겐 매번 사과하지만, 그뿐이다. 같은 일이 몇 번씩 반복되어도 뒤돌아서면 잊는 것처럼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건, 아직 철들지 않은 탓이겠지.
세이루는 나서는 걸 좋아한다. 자신을 필요로 하든 아니든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치고 억지로라도 도움의 손길을 주고 싶어 한다. 이러한 성정은 다소 돌발 행동을 낳기도 했는데, 단순히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런저런 일을 잔뜩 저지르고 본다는 것. 잘 모르는 문제의 답을 안다며 모두가 보는 앞에서 풀이 과정을 무작정 써내려 가질 않나,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특별한 풀을 꺾어오겠다고 밖으로 냅다 뛰어가질 않나. 지킬 수 없을 것 같은 약속을 마구잡이로 하는 건 덤이다.
그러나, 참 신기하게도 벌인 일의 뒷수습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늘 해내고 만다.
|1. 外野 家
부모님과 5살 터울의 오빠, 세이루로 구성된 4인 가족. 본가는 도쿄 메구로구. 꽤나 부유한 편이며 오랫동안 부를 축적해 온 덕에 원하는 게 생기면 무엇이든 돈으로 살 수 있었다.
부모님은 이름만 들어도 누구든지 알 법한 인지도 높은 전자기업 ‘PADO’를 윗세대부터 유구하게 운영해 왔다. 테러 사건의 여파로 건물이 무너져 기업 자체가 흔들린 적이 있었지만, 현재는 다시 굳건해진 상태다.
가족 간의 사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적당하다. 부모님은 바빠서 자주 볼 순 없었지만, 살갑고 자유로운 성향의 오빠와는 친구처럼 잘 지냈다.
부와 지위를 유난히 신경 쓰던 부모님에게 어릴 적부터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귀가 닳듯 들었다. 또래보다 영특해서 그들이 말하는 훌륭한 사람에 가장 근접한 오빠에게는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가 이루어졌다. 기울어진 관심은 세이루를 종종 외롭게 만들었다.
앨리스 학원에 입학한 뒤로는 주기적인 편지로 안부를 주고받고 있다.
|2. 星流
星 별 성, 流 흐를 류
9월 29일생. 천칭자리. AB형. 오른손잡이. 탄생화, 사과: 명성.
곁에 다가가면 희미한 딸기우유 향과 비누 냄새가 난다. 항상 지니고 다니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토끼인형에는 그리운 본가의 냄새를 뿌려두었다.
흥미가 쉽게 생기고 빠르게 식는다. 그때그때 끌리는 것에 따라 취미가 시시각각 변한다. 며칠 전에는 피아노 연주, 몇 주 전에는 영화 감상, 몇 개월 전에는 그림 그리기였다.
유일하게 예외인 건 책이다. 독서만큼은 드문드문이라도 꾸준히 했는데, 세이루의 말을 빌리자면 상상이 즐거워서라고 한다. 아직 어려운 책은 못 읽지만, 텅 빈 책장은 책으로 점차 채워지고 있다.
꽃, 허브티, 마들렌, 과일, 좋아하는 향 한가득 만들어서 뿌리기…. 좋아하는 게 많아도 너무 많다. 그와 반대로 싫어하는 건 한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적은데, 뭐든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다 보니 싫은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을 만드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앨리스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에 좋아하는 향기를 입힐 수 있다는 게 엄청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아, 한 가지 생각났다. 세상에서 벌레가 가장 싫다.
같은 학생 중에선 세이루의 말이나 행동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이 여럿 있다지만, 의외로 선생님들 사이에선 평이 나쁘지 않다. 이유는 한번 말로 뱉은 걸 절대로 그냥 그만두지 않는 끈질긴 면모에 있다. 충동적인 만큼 끈기 있고, 쉽게 시작해도 쉽게 끝내지 않는다.
그 결과, 수업 참여도가 좋아 항상 중상위권 성적을 맴돈다.
|3. 앨리스 발현
비 앨리스인 가족 사이에서 태어난 돌연변이.
어머니는 출근하고, 아버지는 학원에서 돌아오는 오빠를 마중 나간 여느 때와 같은 날이었다. 세이루는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에게 딸기우유랍시고 물을 건넸고, 아버지는 세이루가 장난을 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물에서는 정말 딸기우유 향이 났다. 비슷한 일이 두어 번 반복되자 앨리스 학원 측에서 사람이 찾아왔고, 곧바로 학원에 입학했다.
그 해는 세이루가 7살이던 여름날이었다.
어린 나이에 홀로 떨어지게 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날도 분명히 있었지만, 괜찮았다.
앨리스가 있다는 건 내가 특별한 존재라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뭐, 당연하겠지만!
|쿠사나기 젠
<어느 쪽이 좋아? 사마귀? 장수풍뎅이?>
누군가를 괴롭히고 반응을 즐기는 젠에게 벌레를 정말 싫어하는 세이루는 장난치기 딱 좋은 1순위가 아닐 수 없다.
젠은 세이루의 반응에 굉장한 희열을 느끼며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세이루에게 젠은 당연하게도 썩 달가운 존재가
아니었기에 피해 다니려고 한다. 저 멀리서 젠이 보이면 특유의 페로몬 향을 없애기 위해 향수를 미리 칙칙 뿌려댈 정도.
|하나자와 쇼우
<이런 향은 어떠세요, 고객님?>
쇼우는 비가 오는 날만 되면 자신에게 날 동물 냄새가 신경 쓰여 탈취제를 뿌려대는데, 이때 사용하는 탈취제(혹은 향수)를
세이루에게 소정의 래빗을 대가로 구매한다. 세이루의 앨리스를 신기해해서 최근엔 단순한 향이 아닌 어렵고 추상적인 향을
부탁하기도 한다. 세이루는 이런 관심이 싫지 않아 기분 좋게 수락했다가 이상한 향을 만들어 내는 날이 더러 있다.